목회자 편지
| 편지 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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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주 안에서 문안 드립니다.
토요일 이른 이침의 다운 타운은 한적했습니다.
평소에 길마다 꽉꽉 들어차 있던 차들, 사람들과 그들이 생산한 소음들이 다 사라진 공간을 고요만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더 복잡하던 병원 주위 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낮에는 꽉 차고 밤에는 텅빈 미국의 다운타운을 ‘도넛’이란 단어로 설명하던 글을 먼 옛날
교과서에서 들은 것같은데, 토요일 이른 아침 아내와 전 그 텅빈 공간을 미끄러지듯 헤쳐갔습니다.
평소엔 9층까지 올라가도 발견할 수 없었던 주차 공간도 곳곳에서 입을 벌리고 있어
엘리베이터에 가까운 자리를 골라 차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어제처럼 9층으로 올라가보니 병실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데스크에서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는 레지던트에게 물어보니 8층으로 옮기셨다고 대답해줍니다.
다시 8층으로 내려가 대기실 옆을 지나는데,
긴의자 위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휴식을 취하고 계셨습니다.
혹시나 해서 가보니 권사님께서 쉬고 계셨습니다.
너무 피곤해보이셨습니다.
‘간호하시는 권사님이 지치시면 안되는데…하나님 우리 권사님께 힘 주시고 위로해주세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권사님과 병실로 들어가보니 김 집사님 누워계신 침상 곁이
투약되는 약병들을 지탱하고 있는 스텐드들로 빼곡했습니다.
그곳에서 빠져 나온 호스들이 집사님의 몸에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잊게하느라 (우리가 막 들어갔을 때도 통증으로 몸을 살짝 떨고 계셨습니다)
잠을 재우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권사님이 약간 흔들어 깨우니 눈을 뜨셨습니다. 함께 기도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떴을 때, 아내와 눈이 마주치신 집사님이 환하게 웃어주셨습니다.
제 손을 꼭 쥐시는 집사님의 손을 한참 마주잡고 있다가 병실문을 나섰습니다.
많이 수척해지신 집사님의 얼굴이 다시 주무시는지 평안해 보였습니다.
다시 한적한 다운타운을 빠져나오면서 몇 가지 생각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기도 중 아멘을 손으로 하시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입에 호스가 물려 있어 아멘으로 화답할 수 없는 집사님께선
기도가 그대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제 손을 꽉 쥐심으로 표현하셨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놓치 않으시는 집사님의 강한 영혼이
강한 그립(grip)을 통해 제 가슴으로 그대로 전해져 왔습니다. 감동도 함께…
권사님이 이런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통증이 심해지고 숨이 가빠지자, 집사님은 권사님께 급하게 한 가지를 부탁하셨습니다.
바로 성경책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숨이 멎을 것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하나님을 가장 먼저 생각하신 겁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참 신앙이 증거된다고 했는데, 집사님의 경우가 바로 그랬습니다.
우리 한 마음으로 기도하길 바랍니다.
“하나님, 집사님께서 이 예배의 자리로 돌아와 그 좋아하시는 찬양을 마음껏 주님께 드릴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이 준 목사 드림


